페달 익스텐더

건강하게 신나게 자전거를 타던 때에는 페달 익스텐더 라는 부품을 활용하여 페달의 폭을 넓히는 것이 도대체 왜 필요한 것인지 몰랐습니다. 페달의 폭에 대하여 관심이 전혀 없었죠.
페달의 폭은 그저 “좁은 것이 좋다 – 왜냐하면 걸음걸이와 가장 유사하고 공기 저항이 적기 때문이다. ” 라고만 생각했었거든요.

하지만 2020년 가을 장경인대를 크게 다치고 나서 피팅에 관심이 더 생겼습니다.
다치기 전에는 자전거의 지오메트리 차이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역시 아프니까 피팅을 찾게 되네요.
그래서 피팅업체에 가서 피팅도 받아보았었고요.

그러면서 보통의 체형보다 유난히 몸통이 크고 두껍고 넓은 저는 페달의 폭이 좁은 것이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종아리가 휘어진 오다리 이기 때문에 더 고민할 거리가 생기기도 했지요.
적절한 페달 폭을 찾아 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한국어 : (Link) / english : (Link)

페달 익스텐더가 무엇인가요?

페달 익스텐더는 자전거의 페달을 자전거로부터 멀리 있도록 해주는 제품 입니다.
이론적으로 페달은 자전거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은 것 이 맞습니다.
그렇게 되어야 공기 저항이 줄어들고 힘 손실도 없어지죠.
하지만 몇몇 특수한 상황에는 페달 익스텐더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의문점을 하나 던져 보겠습니다.
MTB 와 로드바이크 에서 페달과 자전거로부터 거리를 측정 했을때 서로 거리가 같을까요?
아닙니다. MTB 와 로드 바이크의 페달 거리는 다릅니다. 이 부분의 측정 값을 “Q-Factor” 라고 부릅니다.
(정확히는 페달이 삽입되는 부분 까지의 거리)

로드바이크의 페달이 자전거에 훨씬 가까이 있습니다. 대략 한쪽당 15mm 정도가 가까이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것이 맞는 위치 일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사람마다 골격이 다 다르고 근육, 유연성 등등 여러가지 요소로 인해 다릅니다.

하지만 보통은 골반 뼈 를 기준으로 페달의 좌우 위치를 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추가로 골반에서 다리가 어떤 각도로 위치해 있는지 정도(Q-Angle)에 따라 다르게 설정합니다.
(“O다리” 인지 “X다리” 인지에 따라도 다르고요)
왜 그럴까요?
페달을 누르는 힘은 골반과 무릎 , 발 이 일직선이 되어야 가장 힘 효율이 좋기 때문입니다.
비스듬히 누르면 당연히 힘이 낭비되고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입니다.

Q-Factor – 로드 바이크와 산악 자전거

로드 바이크의 Q-factor 는 150mm 정도 됩니다.
(출처 : SHIMANO 로드 크랭크셋(2×12단) | SHIMANO BIKE-한국 )
산악 자전거의 Q-factor 는 180mm 정도 됩니다.
(출처 : SLX HOLLOWTECH II MTB 크랭크셋 178mm Q-팩터(1×12단) | SHIMANO BIKE-한국)

그렇기 때문에 양쪽에 15mm 의 페달 익스텐더를 달게 되면
산악 자전거와 로드 바이크의 발 사이의 거리가 동일하게 되는 것 입니다.

페달 익스텐더를 달면 로드 바이크 페달은 크랭크에서 70mm 정도 됩니다.
페달 익스텐더를 달면 로드 바이크 페달은 크랭크에서 70mm 정도 됩니다.

저는 페달 사이의 거리로 290mm이 적당하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래서 로드 바이크 의 경우를 예로 들면 150 + 70 * 2 를 하게 되어 290mm 가 되겠죠.
이런 계산으로 페달 익스텐더를 달아 보았습니다.

산악 자전거의 경우는 어떨까요?
Q-factor 가 180 이니까 페달 하나당 55mm 이고 180 + 55 * 2 = 290mm 됩니다.
익스텐더를 달지 않은 산악자전거와 16mm 익스텐더를 달아놓은 로드 바이크가 페달의 위치가 동일하죠?

오다리 에게 적절한 피팅 방법은?

저는 다리가 심하게 오다리 입니다. 위 이미지에서 가장 오른쪽의 케이스 이죠.
우리나라 남자들 – 특히 30, 40대 사람들은 – 오다리가 많다고 생각 합니다. 그 중에 저는 더욱더 유난히 오다리가 심하고요.
저와 같은 오다리인 경우 페달의 폭이 좁아지면 골반과 무릎과 발은 수직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페달의 폭이 넓어지면 수직에 가까워 지겠죠.

어떻게 생각해보면 오다리 인경우가 더 해결이 쉬워보이기도 합니다. X다리인 경우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것 같아요. 저는 피팅 하는 사람이 아니고 X다리도 아니기 때문에 X다리인 사람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는 언급하지 않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다만 오다리 이며 골반이 넓은 제가 페달의 폭이 좁은 로드 바이크를 탔을때 느껴지는 것은 발의 날쪽이(새끼발가락쪽) 아래로 향한다는것 입니다. 그러면서 무릎이 밖으로 나가는 느낌이 들고요. 힘을 세게 주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클릿 웻지 삽입
클릿 웻지 삽입

그래서 첫번째 시도해본것은 클릿 웻지 입니다. 발이 밖으로 기울어지는 느낌을 없애보려는 시도였는데 꽤 성공 이었습니다.
웻지 2장을 넣으니 그제서야 발바닥이 수평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세팅도 힘을 세게 주면 무릎이 편하지 않았죠.

그래서 페달 익스텐더를 달아 보았습니다. 페달 익스텐더를 달고 웻지를 달았더니 무릎이 한결 편해지는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피팅 해주는 분은 이러한 세팅이 별로 무의미하고 맞지 않는다고 생각 하신것 같아요. 그래서 여러가지 제가 시도해보고 편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제거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통증이 다시 생겼고, 제가 의도한 것대로 다시 피팅을 하니 더 나은 느낌이었습니다.
(피터 분께는 죄송합니다… 업체는 말 안드리는것이 좋을것 같아요. )

적절한 Q-Factor 찾기

오다리가 다리를 벌리면 이런 느낌 입니다.
오다리가 다리를 벌리면 이런 느낌 입니다.

일어서서 양발을 붙이고 골반과 무릎 ,발 을 수직으로 추를 떨어트려 보면 발이 당연히 더 좁고 골반은 더 넓겠죠.
(이 그림은 위 오다리의 다리를 약간 벌려본 것입니다.)
조금씩 다리를 벌려보면서 골반과 무릎, 발이 수직에 가까워지는 지점을 찾아봅니다. 그렇게 발의 폭을 조절해가면서 최대한 수직선에 골반과 무릎 , 발이 수직이 되는 발의 폭이 본인의 페달의 폭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페달 하나당 55mm 의 거리를 가지므로 저의 예를들어보면, 290mm 이 적절한 페달의 폭이고 페달 하나당 55mm 의 길이 이므로 290mm – (2*55mm) = 180mm 이 됩니다.
산악 자전거의 일반적인 Q-Factor 와 거의 동일해지죠.
이 계산이 나오고 나서 그동안의 의문이 해결이 되었었습니다.
20년을 산악 자전거 위주로 타면서는 아픈적이 없는데 로드 바이크 열심히 타고 나서 아파진 이유를요.
그래서 로드 바이크 에도 효율, 공기 저항 이런 거 무시하고 그냥 MTB 와 동일한 세팅을 하고 탑니다.
물론, 선수 들의 말을 들어보면 로드 바이크는 페달링 방법이 아예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세팅을 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힘쓰는 방법이 다르다고 하고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까지 로드 바이크에 심취 하고 싶지도, 그럴 시간도 안되어서 이런 선택을 했네요.

위 그림에서 한 가지 더 알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다리를 벌리면 발바닥이 밖을 향한다는 것을요.
그래서 신발의 바닥이 완전히 수평이라 하더라도 발이 벌려지면 느낌으로는 발이 밖으로 기울어진다고 느껴지는것의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 발이 완벽히 수평이고 발목이 좌우로 각도가 고정 되어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무릎이 밖으로 밀려 나가겠죠.
이 현상을 막고자 웻지도 필요했던 것 입니다.

발이 의도적으로 밖으로 기울어진 신발도 있습니다.

몇몇 제조사는 발을 의도적으로 밖으로 기울어지게 만들어 놓기도 합니다.

신발 자체에 각도가 들어가있는 클릿슈즈는 오다리가 신으면 통증을 유발합니다.
신발 자체에 각도가 들어가있는 클릿슈즈는 오다리가 신으면 통증을 유발합니다.
출처 : Body Geometry Innovation | Specialized.com

발을 밖으로 기울여 놓으면 X다리인 사람들의 경우 무릎이 안으로 빠지지 않고 지탱이 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경우인데요. 오다리인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세팅이라고 생각 합니다.
안그래도 무릎이 밖으로 빠지는 오다리가 이러한 신발을 신게 되면 무릎이 더더욱 밖으로 빠지고 통증을 야기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신발중 하나도 이렇게 밖으로 기울어진 신발이 하나 있는데요. 아주 약간의 기울어짐 이 있어도 충분히 느껴지고 통증이 생기더라고요.

알리익스프레스 에서 구매한 페달 익스텐더

페달 익스텐더는 국내에서 구할 수 없어서 알리익스프레스 에서 구매 했습니다. (요즘엔 구매대행으로 있더라고요.)
길이가 16mm 또는 20mm 로 나오는게 대부분이라 20mm 샀었다가 다른 회사 제품으로 16mm 를 샀었죠.

왼쪽 이미지는 페달 익스텐더 제품 중 정상적으로 잘 동작하는 “Risk” (link) 제품 이고요.
오른쪽 이미지는 문제가 된 회사의 제품 입니다.
딱 보아도, 페달 나사산 둘레의 지름이 차이가 나는것을 보실수있습니다.

오른쪽 같이 나사산 의 둘레 지름이 좁아서, 아무리 세게 체결을 하여도 자꾸 덜렁거리면서 빠지게 되었죠.

나사산이 좁은 페달 익스텐더 달았다가 크랭크 하나 버렸습니다.
나사산이 좁은 페달 익스텐더 달았다가 크랭크 하나 버렸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와 같이 크랭크 의 나사산이 뭉게지게 되었습니다.

좋은, 아주 정밀한 페달 익스텐더도 있습니다만, 그냥 대충 샀다가 크랭크까지 하나 버려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결론

대부분 Q-Factor 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는 동안 1분에 80번의 페달링을 하고 1시간이면 4800 번 페달링을 하는 동안 페달을 수직으로 누르지 않고 비스듬하게 누른다면 어떨까요?
통증의 원인이 될 확률이 있지요.

피팅 하는곳 에가서 정밀하게 측정하고 원하는 페달 거리를 산출해 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피팅 해보니 그런 값 들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 한 건 본인의 느낌과 무한히 수정을 반복해보면서 최적의 값을 찾는 것 같더라고요.

페달 익스텐더의 경우 16mm , 20mm 로만 제품이 생산 됩니다. 그래서 본인이 원하는 세밀한 정도를 찾고자 한다면 issi 라는 회사의 페달을 알아보시는것도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홈페이지 링크를 찾지 못해서 일단 인스타그램 (Link) 만 걸어 놓을께요.